서울시내버스 한 기사가 퇴근길 혼잡한 버스정류장에 5살 어린아이만 내려놓은 채 아이의 어머니를 태우고 그대로 출발해버린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아이의 어머니는 당장 내려달라고 울면서 호소했지만 해당 버스 기사는 문을 열어주지 않은 채 그대로 다음 정류장까지 이동해 버스 승객들은 물론 누리꾼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지난 11일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건대역 240번 버스기사를 고발한다'는 여러 사람의 목격담이 이어졌다.
제보글을 종합해보면 같은 날 오후 6시 20분경 당시 240번 버스에는 퇴근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건대역 정류장에서 사람들이 물밀듯이 쏟아져내렸다.
이때 뒷문에 가까이 서있던 5살 아이가 승객들에 휩쓸려 얼떨결에 버스에서 내렸는데 순간 버스 문이 닫혀버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아이의 엄마가 "아저씨 내려주세요 아이만 내리고 저는 못 내렸어요"라고 소리쳤지만 버스기사는 이를 무시한 채 그대로 출발했다.
혼잡한 퇴근길에 8차선 대로변이라 어른도 조심조심 걸어나가는 길에서 5살 아이가 무슨 사고를 당할지 혹시 길을 잃어 미아가 될지 모르는 상황.
아이의 엄마는 다급해서 계속 울부짖으며 "아저씨 내려주세요 딸아이가 혼자 내렸어요 저 내려야해요"라고 외쳤고 주변 승객들도 상황을 설명했지만 버스기사는 차를 멈추지 않았다.
결국 한 정거장이 지난 건대입구역사거리, 건대병원 정류장에 도착해서야 문이 열렸고 엄마는 아이가 걱정돼 울면서 뛰쳐나갔다.
너무나 안타까웠던 한 중년 남성 승객은 "뭐가 급하다고 그렇게 매정하게 가냐"고 기사에게 호통을 치기도 했다.
이를 목격한 승객들은 버스 번호와 차량 번호, 운행하고 있던 방향까지 상세히 기록하며 비정한 버스기사의 태도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고 누리꾼들은 "버스기사가 기계도 아니고 저런 상황이면 문을 열어줘야할 것 아닌가"라며 분노하고 있다.
또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 국민신문고, 서울시교통과 등 관련 홈페이지에 버스기사의 책임을 묻는 항의글이 쏟아지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서울시도 진상조사에 나섰지만 "당시 버스기사는 이미 2차로에 진입한 후에야 상황을 파악해 다음 정류장에 엄마를 내려주는 것이 더욱 안전하다고 판단했다"며 "이 사건 자체만 가지고 기사를 처벌할 조항은 없다. 처벌보다는 교육을 통해 재발 방지 조치하겠다"고만 설명해 또 한번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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